마마스마켓 · 비교

콜라투라는 그냥 이탈리아 액젓 아닌가요?

재료도 소금 비율도 거의 같습니다. 갈리는 건 시간과, 요리의 어느 구간에 들어가느냐입니다.

한 문단으로

둘은 생각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멸치를 소금에 절여 스스로 분해되게 두는 원리가 같고, 어종도 같은 멸치속(Engraulis)이며, 소금 비율마저 거의 같습니다 — 한국에서 액젓을 담글 때 쓰는 생멸치와 천일염 3:1(소금 25~30%)은 마마스마켓이 파는 아르마토레 콜라투라의 원재료 표시(멸치 70%·천일염 30%)와 사실상 같은 값입니다. 담는 방식마저 같습니다 — 양쪽 다 켜켜이 눌러 담고 공기를 막습니다. 갈리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시간, 불, 그리고 쓰는 자리. 액젓은 거른 뒤 한 번 팔팔 끓여 거품을 걷습니다(달임). 비린내를 줄이고 오래 보관하기 위한 공정인데, 그 과정에서 휘발성 향도 함께 날아갑니다. 콜라투라는 병에 담길 때까지 한 번도 끓지 않아 향이 그대로 남습니다. 이 하나가 두 조미료의 쓰임을 갈라 놓습니다. 멸치액젓은 김치나 국물처럼 다른 재료가 강한 요리에 *중간에* 들어가 자기 존재를 감추면서 바닥의 감칠맛을 올리고, 콜라투라는 재료가 적은 요리에 *마지막에* 들어가 자기 향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액젓 자리에 콜라투라를 넣으면 향이 고춧가루와 마늘에 묻혀 사라지고, 콜라투라 자리에 액젓을 넣으면 발효취가 앞으로 나옵니다. 서로의 상위 호환이 아니라 방향이 다른 조미료입니다.

각각 무엇인가

콜라투라 디 알리치

Colatura di Alici

아말피 해안 체타라에서 멸치를 소금에 절여 나무통에 눌러 담고, 무게에 눌려 흘러나온 액만 받아 여러 번 거른 호박색 액체. 압착하지 않고 중력으로 배어 나온 것만 쓰기 때문에 멸치 무게에 비해 나오는 양이 아주 적습니다. 체타라산은 슬로푸드 프레시디오로 지정돼 있습니다.

멸치액젓

한국 · 멸치젓국

멸치에 소금을 켜켜이 재워 상온에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뒤 걸러낸 액체. 많은 제품이 걸러낸 뒤 한 번 끓이는(달임) 과정을 거쳐 발효를 멈추고 맑기를 잡습니다. 남해안이 주산지이며 김치 담그기의 기본 재료입니다.

나란히 놓고 보면

콜라투라 디 알리치멸치액젓 의 항목별 비교
항목콜라투라 디 알리치멸치액젓
원리소금 절임 + 자가분해 발효소금 절임 + 자가분해 발효 — 같습니다
소금 비율멸치 70% · 천일염 30% (아르마토레 원재료 표시 기준)생멸치와 천일염 3:1 — 소금 25~30%. 거의 같은 값입니다
담는 방식나무 통에 켜켜이 눌러 담고 무거운 것으로 누른다용기에 켜켜이 꾹꾹 눌러 담고 맨 위를 소금으로 덮어 공기를 막는다 — 같은 방식입니다
어종유럽멸치 (alici)한국 멸치 — 같은 멸치속
액을 얻는 방법눌러서 배어 나온 것만 받는다 (압착 안 함)삭힌 뒤 고운 면보·한지·거름망으로 거른다
가열병에 담길 때까지 한 번도 끓지 않는다거른 뒤 한 번 팔팔 끓여 거품을 걷는다(달임). 비린내를 줄이고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다
숙성24~36개월 (아르마토레 Riserva 기준)집에서 담그면 어두운 곳에서 2~6개월. 상업 제품은 제조사마다 다르다
견과·감칠맛이 앞. 발효취가 옅다발효취가 앞. 다른 재료와 만나 눌린다
맑은 호박색제품차가 크다. 맑은 젓국만 받으면 옅고, 오래 삭힐수록 짙어진다
넣는 시점불을 끄고 마지막요리 중간 — 끓는 국물에도 넣는다
대표 용도오일 파스타 마무리, 드레싱, 생채소김치, 나물무침, 국·찌개 간, 볶음
1인분 사용량작은술 1개(약 5ml) 내외요리에 따라 큰술 단위까지
가격100~200ml 단위. 같은 용량 기준 수십 배500ml~1.8L 단위. 매일 써도 부담이 적다
바꿔 쓸 때액젓 1큰술 자리에 0.5큰술. 짠맛이 강하니 40%만 먼저 넣고 간을 본다콜라투라 1큰술 자리에 1.5~2큰술. 1.5배를 먼저 넣고 모자라면 더한다

이럴 땐 이쪽

콜라투라 디 알리치

  • 재료가 서너 가지뿐이라 조미료가 숨을 데가 없는 요리
  • 마늘·오일·파슬리만 쓰는 파스타의 마지막 한 방울
  • 두부·달걀찜·생채소처럼 담백한 것 위에
  • 간장을 쓰던 자리를 색을 내지 않고 바꾸고 싶을 때

멸치액젓

  • 김치 — 고춧가루·마늘·생강이 앞에 서는 모든 요리
  • 국·찌개의 밑간 (끓여도 감칠맛이 남는다)
  • 나물무침, 볶음, 젓갈류
  • 자주 많이 쓰는 자리 — 가격 차이가 실제로 큽니다

흔한 오해

콜라투라는 고급 액젓이니까 액젓 자리에 그냥 쓰면 된다.

부엌에서 문제가 되는 건 등급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액젓은 요리 중간에 들어가 다른 재료 뒤로 숨으면서 바닥을 받치고, 콜라투라는 마지막에 들어가 자기 향을 드러냅니다. 김치에 콜라투라를 쓰면 고춧가루와 마늘에 향이 묻혀 사라지고, 남는 건 짠맛과 비싼 값뿐입니다. 반대로 마늘·오일만 쓰는 파스타에 액젓을 넣으면 숨을 재료가 없어 발효취가 그대로 앞에 섭니다.

액젓은 저렴하니까 콜라투라보다 못한 재료다.

재료를 보면 둘은 거의 같습니다. 멸치와 천일염, 그리고 소금 비율마저 25~30%로 사실상 동일합니다. 가격 차이는 품질이 아니라 수율과 시간에서 옵니다 — 콜라투라는 압착하지 않고 배어 나온 액만 받아 멸치 무게 대비 얻는 양이 아주 적고, 숙성이 24~36개월까지 갑니다. 그리고 한국 요리에서 액젓이 맡은 자리를 콜라투라가 더 잘 해내지도 않습니다. 김치는 액젓으로 담글 때 가장 좋습니다.

액젓도 끓여 쓰는데 콜라투라는 왜 끓이면 안 되나.

액젓은 만드는 단계에서 이미 한 번 끓었습니다. 거른 뒤 팔팔 끓여 거품을 걷어내는 달임 공정이 비린내를 줄이고 보관성을 올리는데, 그때 휘발성 향도 함께 날아갑니다. 그래서 남은 것은 열에 강한 감칠맛이고, 국이나 찌개에 넣고 더 끓여도 크게 잃을 것이 없습니다. 콜라투라는 반대입니다 — 병에 담길 때까지 한 번도 끓지 않아 향이 그대로 살아 있고, 그 향이 이 조미료의 값어치입니다. 냄비에 넣고 끓이면 그 값어치만 날아가고 짠맛이 남습니다.

둘 다 짜니까 소금 대신 쓰면 된다.

소금이 아니라 감칠맛 조미료입니다. 짠맛만 필요한 자리라면 소금이 낫고, 액젓이나 콜라투라를 소금만큼 넣으면 감칠맛이 과해져 요리가 무거워집니다. 소금을 조금 줄이고 그 자리에 넣는다고 생각하세요.

까나리액젓도 멸치액젓과 같은 것이다.

원료부터 다른 생선입니다. 까나리액젓은 어린 까나리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것으로, 멸치액젓보다 비린내가 적고 맛이 깔끔하며 단맛이 도는 편입니다. 색도 비교적 맑아 요리의 색을 크게 해치지 않아서, 겉절이와 나물무침, 미역국이나 계란찜 같은 국물·달걀 요리에 국간장 대용으로 씁니다. 반대로 멸치액젓은 향이 진하고 구수해서 묵은지, 파김치, 조림처럼 맛이 무거운 쪽에 어울립니다. 셋 중 콜라투라의 성격에 가장 가까운 것은 까나리액젓입니다 — 맑고 깔끔하고 단맛이 뒤에 남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다만 콜라투라만큼 견과 향이 나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액젓 자리에 콜라투라를 쓰면 얼마나 넣어야 하나요?

절반(0.5배)을 상한으로 보세요. 액젓 1큰술 자리라면 콜라투라 0.5큰술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절반을 다 넣기보다 40% 정도만 먼저 넣고 간을 보며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 콜라투라는 숙성이 길어 감칠맛과 짠맛이 훨씬 진하게 응축돼 있어서, 같은 양을 넣으면 짠맛이 먼저 옵니다. 그리고 불을 끈 뒤에 넣으세요. 끓이면 향이 날아가고 짠맛만 남습니다.

반대로 콜라투라 대신 액젓으로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는 있지만 다른 요리가 됩니다. 액젓은 달임 과정에서 이미 향의 윗부분이 날아간 상태라, 콜라투라가 내는 맑은 향이 나오지 않습니다. 조금 가깝게 가려면 액젓을 올리브오일에 아주 약한 불로 잠깐 데워 남은 발효취를 눌러 준 뒤 마늘과 함께 쓰고, 양은 콜라투라 1큰술당 액젓 1.5~2큰술로 잡되, 1.5배를 먼저 넣고 모자란 간은 소금이나 액젓을 조금씩 더하세요. 액젓은 콜라투라보다 수분이 많고 비린 맛이 조금 더 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불을 끄고 마지막에 두르는 자리는 대체가 어렵습니다.

콜라투라로 김치를 담가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고춧가루·마늘·생강이 콜라투라의 섬세한 향을 완전히 덮어서, 값만 오르고 맛의 차이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김치는 액젓으로 담그는 것이 맞고, 어떤 김치냐에 따라 갈립니다 — 묵은지나 파김치처럼 맛이 무거운 쪽은 향이 진한 멸치액젓, 겉절이처럼 산뜻해야 하는 쪽은 맑고 깔끔한 까나리액젓입니다.

왜 가격이 이렇게 차이 나나요?

재료 때문이 아닙니다 — 멸치와 천일염, 소금 비율까지 거의 같습니다.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콜라투라는 눌러서 배어 나온 액만 받고 압착하지 않아 멸치 무게 대비 얻는 양이 아주 적습니다. 둘째, 숙성이 24~36개월까지 갑니다. 액젓은 삭힌 뒤 걸러내는 방식이라 수율이 훨씬 높고, 집에서 담그면 2~6개월이면 젓국을 받습니다.

둘 다 냉장 보관해야 하나요?

소금 농도가 높아 상온에서도 상하지 않지만, 개봉 후에는 둘 다 냉장이 좋습니다. 콜라투라는 향이 옅어지는 것을 늦추기 위해서, 액젓은 냄새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